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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


외국인 노동자 신분으로 잠시 일본으로 건너갔을때...가장 먼저 맛 본 음식. 큰 기대감으로 먹었지만 내가 듣고 상상했던 맛이랑은 전혀 다른 야리꼬리한 맛!!! 배고픔만 아니였다면 아마 먹나 남겼으리라...

 

나중에 알게된거지만 그 날 먹은 라멘은 우리 나라식으로 치면 김밥천국같은 음식점에서 냉면을 시킨 셈. 후에 아는 분이 정말 맛난 라멘집을 알려 주기 전까지 라멘이란 내 입엔 안 맞는 음식이라는 편견에 살았다. 대략 8개월 정도...



그 후 일본에 라멘을 배우겠다고 온 후배 녀석이랑 2주에 한 번꼴로 미친듯이 라멘집 순방을 한듯 하다. 번갈아 가면서 새롭게 알아낸 라멘집 소개하고 맛보면서 면이 어떠니 국물이 어떠니 챠슈가 어떠니 등등 따지면서...사실 라멘은 그 종류만 어마 어마하게 많아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을 뿐인데...그 땐 그런거 까지 생각하진 못했다. 

 

암튼 라멘에 대한 몇 가지 취향이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내 취향에 맞는 집을 찾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나의 라멘 취향도 슬며시 잊혀질 무렵 그 후배 녀석이 귀국을 했고 몇 달 게임만 열심히 하더니 갑자기 라멘집을 연 것이다.

 

그것도 춘! 천! 에다...


결국 평일날 휴가를 내고 느긋하게 다녀왔다. 


골목에 들어서면 보이는 입간판. 가게 간판은 잘 보이지 않으니 이걸 찾는게 더 빠르다. 백미라...



메뉴판. 라멘, 츠케멘 2개와 레어치즈케잌(응?). 사실 교자난 맥주를 같이 팔면 마진이 꽤 남을텐데 라멘으로만 승부하고 싶다는 후배 녀석의 결의를 느낄 수 있다.(근데 케잌은?) 라멘에 대한 이런 저런 설명도 적혀있다.



라멘과 츠케멘. 둘 다 시키려고 했는데 라멘은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해서 그냥 츠케만만 시켰다. 


그래도 아는 형 왔다고 아지타마도 하나 더 주고 면도 꽤 많이 주고 챠수도 듬뿍. 듬뿍. 

모양새가 난다. 우선 식초 한 바퀴 돌리고(언제나 라멘에 식초 한 바퀴 돌림. 취향) 챠슈부터 먹어보니 꽤 맛난다. 이렇게 만들기가 쉽지가 않은데...아지타마도 제대로 반숙. 연습 많이 한 티가 난다. 면이야 녀석의 주 특기니 별 걱정없다. 적당히 탱글 탱글하여 씹는 맛이 살아있는 면발. 4년간 밀가루만 만진 녀석의 노하우가 느껴진다. 


그리고 본격적인 시식~~~


한 입 먹어보니 이 녀석이 맛있다며 자주 델고 가던 그 라멘집의 맛이 났다. 키바의 작은 라멘 가게.


그 집맛이랑 비슷하다고 하니 아직 두 가지 재료를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없어 그 집맛에는 조금 떨어진다는 말과 함께 육수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 했다. 그래도 한국사람 입맛에 타협하지 않고 이 맛을 고수할 꺼라는...(그러다 망한다)


사실 육수가 우리가 흔히 먹을 수 있는 하카다 풍의 뽀얀 국물 라멘이 아닌 돼지뼈 + 생선(교카이풍이라 불림) 육수라 호불호가 많이 있을듯 하다. 그래도 일본 유학생들이 맛있다는 소리에 뿌듯하다고 하니 반은 성공. 거기에 중국 유학생도 고향의 맛이라고 호평을...(?)


사실 이 정도로 진하고 풍미 있는 육수는 일본에서도 흔하지 않다. 우리나라보단 일본에서 가게를 내는게 오히려 더 나을 정도의 수준. 일본에서 먹던 그 맛을 내기 위해 고민한 흔적들이 보인다. 덕분에 폭풍 흡입.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앞으로 도꾜 대신 춘천으로 가면 내 입맛에 맞는 라멘을 먹을 수 있다. 



여기서 반전. 문제의 레어치즈 케잌


웬 라멘집에 케잌? 이라고 하겠지만 솔직히 이 집에서 가장 맛있는건 이 케잌이다. 일본에서 오랜기간 파티쉐로 일했던 제수씨의 솜씨로 일본 제빵업의 수준을 알 수 있다.(일본사람임) 정말 맛있다. 레어치즈케잌 이거 하나만 먹으러 와도 괜찮을 정도다. 훌륭한 맛. 후배에게 라멘 당장 때려치고 서울로 가서 케익가게나 하자고 말했다. 케잌 전문점에서도 이 정도 수준의 레어치즈케잌은 만들기 힘들다. 아니 만들 수 있지만 절대 3000원에 팔진 않는다. 3000원엔 절대 못 먹음. 초강추!!!



맛나게 만들라고 두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중...완전 종업원 느낌. 어색함이 없다. 


네비에다 '강원도 춘천시 죽림동 189'를 찍고 상가 주차 후 ABC 마트를 찾으면 그 근처에 있다. 네비가 없다면 춘천 프리머스 극장 앞 브라운 상가 4동. 명동 닭갈비 골목 근처다. 


영업시간 12 : 00 ~ 15 : 00, 18 : 00 ~ 20 : 00시 이지만 스프나 면 떨어지면 그 날 영업 끝. 일요일, 월요일 휴무. 


참고로 영업시간을 보면 알겠지만 이 녀석은  돈 벌라고 가게를 하는게 아니다. 


..4beat


피에스 : 지금은 케잌 종류가 3종류로 늘었고 다행스럽게도 독특한 라멘을 맛보러 오는 단골도 많다고 함. 개인적인 친분을 떠나 충분히 맛있는 가게임. 현재 라멘 최대 격전지인 홍대에서 한 판 겨룰 날을 기대해 본다지만 워낙 개성적인 맛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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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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