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입력 디바이스 중 터치패드의 역사는 얼마되지 않는다. 게다가 데스크탑에서 사용된 것이 아닌 노트북에서 사용되었다. 그전까지는 대부분 트랙볼을 사용했는데 Apple이 최초로 터치패드를 부탁한 노트북을 내 놓았지만 초기 터치패드는 트랙볼과 마찬가지로 입력 디바이스의 역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그냥 장식품 정도...마우스가 없을 때 급한 정도로 사용했지 대부분 마우스를 어디선가 찾아와서 사용했다. 


당시 노트북에서 마우스 다음으로 성공한 입력 디바이스는 아마도 ThinkPad의 트랙 포인트(빨콩) 정도일 뿐...나머진 형식상 터치 패드를 붙여 놓은것이지 그걸 마우스 대신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불편했다. 노트북 사용자는 알 것이다. 본체에 입력 디바이스가 붙어 있는것과 따로 마우스를 들고 다니는 것의 차이를...그럼에도 대부분 마우스를 따로 들고 다녔다. 어떻게 보면 실패에 가까운 물건.


이렇게 잉여스러운 물건을 다시 바꾼 것 또한 Apple의 MacBook.


멀티 터치라는 획기적인 개념과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포인팅을 구현한 Mac OS X의 소프트적 뒷바침이 이 잉여스런 물건을 아주 근사한 입력 디바이스로 변신시켜 버린 것이다. 멀티 터치를 이용한 제스처 기능은 마우스보다 편했고 촥촥 감기는 손맛까지 선사해 준 것이다. 노트북에서 호평을 받자 Apple은 데스크 탑 유저에게도 이 쫀득한 손맛을 경험하게 해주고자 이런 걸 만들었다. (이런게 바로 Apple의 강점)



Apple의 Magic Trackpad


Mac이 아닌 윈도우에서도 이 터치패드를 쓸 수 있지만 드라이버 문제로 100% 활용은 불가능. 윈도우에서는 그림의 떡. 그러는 와중에 터치 UI를 대대적으로 채용한 윈도우 8이 발매되고 발매와 동시에 주변기기의 명가. 로지텍(Logitech)에서 윈도우 8 지원 터치패드를 내 놓았으니... 


바로 이 물건이다. 


t650 무선 충전식 터치패드


로지텍은 전에도 비슷한 물건을 내 놨다가 좋은 소리 못 들었는데 그걸 보완한 제품이다. 윈도우 8를 좀 편히 써보고자하는 호기심에 낼름 구매했다. 초기 발매가보다 40% 가격이 다운되었는데...그 때 알았어야 하는건데...그리고 폭풍 후회...ㅜㅜ


제품을 설치하면 바로 윈도우 8에서 인식되어 드라이버도 알아서 설치하고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근데 인식률이 예상외로 형편없다. 그냥 안되면 불량이라 생각하고 교환을 할텐데 이게 될때도 있고 안 될때고 있고 오락가락 해버리니 더욱 미쳐버림. 드라이버가 안 깔린것도 아니고 설정 프로그램인 SetPoint에서 동영상으로 설명하는 기능들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 


'구매 전 읽어본 리뷰는 다 개뻥인가? 가격빼고 호평 일색이었던 리뷰는 다 블러거들의 장난이었단 말인가?'


진짜 멘붕...쓸 물건이 아니라는 판단하에 바로 장터로 고고...


판매 인증샷. 사자마자 장터행이라니...그러나 안 팔림. ㅜㅜ 


'아...죽을 때까지 안고 갈 물건이란 말인가?' 


이렇게 된거 A/S에도 받아보자 해서 로지텍 총판 홈페이지 접속. A/S 센터를 찾다가 우연히 FAQ를 보게 되었는데 거기에 적혀 있는 한 문구. 


'잉? 이거 뭔소리여? USB 3.0 장치랑 쓰지 말라고?'


그럴리가? 무선 리시버를 USB 3.0 포트랑 떨어진 곳에 설치한다고 작동이 잘 된다는게 말이 되냐고...? 


근데 된다. 신기하게도 작동이 잘 된다. 헐~~~


그래서 그냥 쓰고 있다. 100% 만족스러운건 아니지만 초기의 불량스런 인식률은 사라졌다. 


패키지를 개봉하면 Unifying 수신기, USB 충전용 케이블, 사용설명서, 터치패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꽤 신경을 쓴 느낌이다. 특히 USB 충전용 케이블은 꼬임방지에다가 고정용 클립이 있어서 너저분하지 않고 정리하기에 수월했다. 사소한 건데 꽤 근사한 느낌. 


터치부분의 재질은 유리코팅이 된 표면. 촉감은 아주 좋다. 스마트폰 액정 만지는 느낌이지만 그거보단 더 부드러운 느낌. 다만 각도가 안 좋다. 너무 평평해서 손목이 좀 불편하다. Apple의 매직 트랙패드처럼 좀 경사가 있거나 높이를 조절하는 기능이 없는게 아쉽다. 패드 자체는 꽤 묵직하고 바닥의 고무패드가 책상과 밀착되어 터치하다가 움직이는 일은 없다. 터치 인식률도 물에 젖은 손이 아니면 잘 인식된다. 


전원버튼. 충전식이라 따로 건전지를 넣는건 없어서 좋다. 충전하면 한 달정도 사용한다고 적혀있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아직도 충전상태는 가득 찬 상태이다. 충전은 마이크로 USB 포트를 사용한다. 옆모습을 보니 역시 각이 너무 안 나온다. 좀 애매한 각도. 


초반에 삽질을 해서인가...제품의 만족도는 썩 높지 않다. 필수까지는 아니고 그냥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정도랄까? 좀 애매한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윈도우 8이 마우스로도 충분히 조작이 가능하고(비록 단축키 몇 개를 눌러야 하지만) 윈도우의 모던UI 조작에도 별 불편함이 없다. 거기에 모던 UI에서 마우스로 가능한 기능들이 터치패드에서는 작동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앱 뒤로 가기 제스처(세 손가락 스와이프)가 인식을 안한다. 웹 서핑에서는 제대로 인식이 되는걸 보면 제품의 이상은 아닌듯 하고 윈도우에서 지원이 안되는 듯...이러한 부분은 다른 제스처에서도 볼 수 있는데 데모 동영상에서는 윈도우 앱간 전환(키보드 : 윈도우키 + tab) 제스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능 역시 작동을 안한다. 어쩌면 가장 필요한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안된다. 처음엔 내 손가락이 병신인가 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사용자 지정 동작을 정할 수 없다는데 있다. 설정 프로그램인 SetPoint에서는 미리 지정된 동작의 사용 유무를 정할 수 있고 따로 다른 기능을 지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박스에 적힌 '13개의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제스쳐'는 뻥이란 소리. 불필요한 기능을 다른 기능으로 대체하고 싶은데...방법이 없으니 참으로 난감하다. 이는 소트프웨어적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거니 로지텍의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거 외엔 딱히 방법이 없다.


암튼 계륵같은 이 물건을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사용하는 이유는 편하기 때문이다. 책상에 놓고 쓰면 손목의 각도가 어색해서 우연히 그냥 들고 사용해 보다가(무선이니 가능함) 이 제품의 진가가 나올 줄이야...


PC를 사용하다 보면 의자에 푹 기대서 조작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마우스(설령 그것이 무선이라도) 때문에 한쪽 팔을 계속 움직이어야 하는데 이 패드를 이용하면 그냥 의자에 기대어 편안하게 PC를 조작 할 수 있다. 리모컨처럼 손가락만 까닥 까닥 움직이면 된다. 특히 웹 서핑은 필요한 제스처가 제대로 인식되어서 참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다. 그거 하나 만으로도 이 제품의 효용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다만, 가격을 따지자면 고급 마우스가 더 나을지도...


윈도우 8의 모던 UI를 위한 제품인줄 알았는데...막상 사용해 보니 웹서핑용 리모콘정도로 활용 가능한 제품인게 아쉽다. 단독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Apple의 제품이 부러워서 만들었다면 그 이상의 제품을 만들란 말이다. 


현재 사용중인 PC 입력 디바이스. 많이도 쓴다. 쩝...역시 H/W는 믿고 쓰는 마이크로 소프트. 로지텍 꺼져...


..4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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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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